사회

사람과 사회를 만나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 시민의 모임 황법량 대표님]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황법량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대학교 학생회 활동가이고, 현재도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의 모임 활동가들과 알던 사이였으나 본격적으로 학벌에 관심을 가지게 된 때는 2017년 전후로 해서 박근혜 정권이 끝이 나며 앞으로 학생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학생회가 생각했어야 하는 일인데, 본격적으로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고요. 큰 하나의 역사적인 상황이 끝났고, 학생회란 것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대학을 개혁하는 일.’ 특히 대학 개혁의 핵심이라 하면 제가 당시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판단하고 있는 것은 학벌 서열을 철폐하는 것. 이것이 본질적인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운동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Q.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의 모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단체입니다. 광주의 학벌 문제 뿐만 아니라 교육문제 전반에 대해 문제 제기 해왔습니다. 학벌이 우리 삶에 굉장히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떻게 완화해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돌파구를 찾은 것이 광주 사립학교의 비리 문제나 교육청의 잘못된 관행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로는 특정한 학교 합격게시물에 대한 기준을 세웠습니다. 보통 학원이나 학교에서 ‘OO대학에 합격했다’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가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서 이것이 ‘학벌주의와 학력에 따른 차별을 조장한다.’라는 기준이 행정당국에서 세워졌습니다. 지금도 전국 어디서든 그런 현수막을 신고하면 구청에서 수거해갑니다. 물론 아직도 현수막을 내거는 곳이 많지만, 천천히 바뀌어 갈 것이라 믿습니다.

둘째로는 고교 기숙사 관련한 일입니다. 일반 학교 기숙사는 성적이 좋은 학생을 위주로 특수한 입시반을 만드는 성격이 있습니다. 원래 기숙사의 목적은 통학 거리가 먼 학생들에게 복지로써 제공되어야하는 것인데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지원 자체를 할 수 없게 한 것은 ‘평등권 침해다’라는 입장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작년 말에 결과가 나왔는데, ‘기숙사 입사생 선발기준을 성적으로만 정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가 맞다. 또 기숙사의 원래 취지를 살펴보면 통학 거리가 먼 학생이나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 위주로 운영되어야 한다.’라는 권고를 내렸거든요. 물론 권고 대상은 광주의 일부 사립학교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이것 자체가 행정당국에서 나온 기준이니 전국적으로 확산 될 수 있는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학벌이 없어져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저는 역설적이게도 능력주의가 한국에서 구현되려면 학벌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가 하니 능력이라는 것을 평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상황마다 다릅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이를 너무 쉽게 판단하려 합니다. 토익으로 판단하고, 수능 한 번으로 판단하려 하고.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 시장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 하려면 인재가 필요한 자리에 배치가 되기 위해 합리적인 평가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런 식의 비합리적인 평가 시스템이 있어서는 ‘한국 사회가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다.’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한국 사회가 학벌이라는 것에서 멈춰서 생각하다 보니 ‘학벌이 없으면 무엇으로 사람을 평가하는가.’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학벌이 없어진다면 필요한 위치에 필요한 인재가 적소적재로 배치될 것입니다.

 

Q. 기업에서 학벌을 보지 않고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학벌이 없어지면 오히려 더 살벌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학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경쟁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는 공부를 잘하니까 공부로 판단하자고 계속 주장하는거죠.’ 예를 들어 경영 지원 업무에 특화된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 경쟁한다면 누가 될 것인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능력에 특화된 사람이, 그야말로 그와 비슷한 인턴 일만 몇 년씩 해왔던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구체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험은 많이 줄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직무와 관련해 진짜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 실기 위주의 과정이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유독 학벌주의가 심해진 이유가 있을까요?

첫째로 지적하는 것은 유교 문화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 과거시험이란 제도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한국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사람을 뽑을 때는 무조건 시험을 봐야 했고, 이가 과거에는 과거시험. 현재에는 수능이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둘째로는 유럽 사회가 근대화되며 농촌 사회 무너졌습니다. 이때 길드 등장하는데 현재 노동조합이 되고 정당이 되고 시민단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급진적으로 발전해서 이를 대신할 대안적인 공동체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가 지역중심(향우회), 학벌조직으로 정리 되었습니다. 보통 학벌을 보면 OO대 선배가 끌어주고 OO대 후배가 따라옵니다. 사회가 협력을 하며 사는 것은 맞습니다. 노동 조합이라 하면 노동을 하며 발생하는 임금, 환경, 부당한 대우 같은 문제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 갖는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단체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단체가 지역 사람들을 끌어오고, 대학 선후배를 끌고 오는 등 불공평한 모습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Q. 학벌이 없으면 사회가 평등해질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확실히 많이 나아지기는 할 것입니다. 독일이나 유럽권 대학들은 정부 기관에서 통합하여 일정 이상 자격 고사를 통과하면 어떤 대학이든 갈 수 있게끔 만드는 시스템이 자리잡혀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한국 사회에 만들어지면 대학은 청년사회에서의 학벌 신분제도에 대한 생각. ‘내가 지방에 있기 때문에 나는 무엇도 할 수 없다 밴드도 할 수 없고, 정치도 할 수 없고..’ 하는 생각은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학벌이 없어지면 학교에서는 뭘 중점적으로 가르칠까요?

교육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주는게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직업 교육을 주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직업 교육도 중요하지만 국가, 학교는 학생들 스스로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많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인간이 협력하며 살아야 하는가.’ ‘왜 인간이 국가라는 공동체를 이뤄 협력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을 시행해야 하는 건데 이를 강제적으로 교과서로 가르치고 있는게 지금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한 활동들과 다양한 갈등들을 학교에서 경험하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그 결과로서 협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정했을 때 비로소 민주 시민이 양성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

학생운동이 저물어 가는 시기가 2000년대였고 2010년대에는 소멸의 기간이였습니다. 2020년대에는 반전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학생회 형태는 아닐 수도 있지만, 학벌철폐에 대한 대의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있습니다. 학벌 중심 사회가 비효율적이고 사람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2020년대에는 학벌철폐가 주요한 운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황법량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대학교 학생회 활동가이고, 현재도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의 모임 활동가들과 알던 사이였으나 본격적으로 학벌에 관심을 가지게 된 때는 2017년 전후로 해서 박근혜 정권이 끝이 나며 앞으로 학생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학생회가 생각했어야 하는 일인데, 본격적으로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고요. 큰 하나의 역사적인 상황이 끝났고, 학생회란 것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대학을 개혁하는 일.’ 특히 대학 개혁의 핵심이라 하면 제가 당시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판단하고 있는 것은 학벌 서열을 철폐하는 것. 이것이 본질적인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운동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Q.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의 모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단체입니다. 광주의 학벌 문제 뿐만 아니라 교육문제 전반에 대해 문제 제기 해왔습니다. 학벌이 우리 삶에 굉장히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떻게 완화해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돌파구를 찾은 것이 광주 사립학교의 비리 문제나 교육청의 잘못된 관행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로는 특정한 학교 합격게시물에 대한 기준을 세웠습니다. 보통 학원이나 학교에서 ‘OO대학에 합격했다’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가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서 이것이 ‘학벌주의와 학력에 따른 차별을 조장한다.’라는 기준이 행정당국에서 세워졌습니다. 지금도 전국 어디서든 그런 현수막을 신고하면 구청에서 수거해갑니다. 물론 아직도 현수막을 내거는 곳이 많지만, 천천히 바뀌어 갈 것이라 믿습니다.

둘째로는 고교 기숙사 관련한 일입니다. 일반 학교 기숙사는 성적이 좋은 학생을 위주로 특수한 입시반을 만드는 성격이 있습니다. 원래 기숙사의 목적은 통학 거리가 먼 학생들에게 복지로써 제공되어야하는 것인데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지원 자체를 할 수 없게 한 것은 ‘평등권 침해다’라는 입장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작년 말에 결과가 나왔는데, ‘기숙사 입사생 선발기준을 성적으로만 정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가 맞다. 또 기숙사의 원래 취지를 살펴보면 통학 거리가 먼 학생이나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 위주로 운영되어야 한다.’라는 권고를 내렸거든요. 물론 권고 대상은 광주의 일부 사립학교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이것 자체가 행정당국에서 나온 기준이니 전국적으로 확산 될 수 있는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학벌이 없어져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저는 역설적이게도 능력주의가 한국에서 구현되려면 학벌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가 하니 능력이라는 것을 평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상황마다 다릅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이를 너무 쉽게 판단하려 합니다. 토익으로 판단하고, 수능 한 번으로 판단하려 하고.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 시장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 하려면 인재가 필요한 자리에 배치가 되기 위해 합리적인 평가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런 식의 비합리적인 평가 시스템이 있어서는 ‘한국 사회가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다.’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한국 사회가 학벌이라는 것에서 멈춰서 생각하다 보니 ‘학벌이 없으면 무엇으로 사람을 평가하는가.’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학벌이 없어진다면 필요한 위치에 필요한 인재가 적소적재로 배치될 것입니다.

 

Q. 기업에서 학벌을 보지 않고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학벌이 없어지면 오히려 더 살벌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학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경쟁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는 공부를 잘하니까 공부로 판단하자고 계속 주장하는거죠.’ 예를 들어 경영 지원 업무에 특화된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 경쟁한다면 누가 될 것인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능력에 특화된 사람이, 그야말로 그와 비슷한 인턴 일만 몇 년씩 해왔던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구체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험은 많이 줄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직무와 관련해 진짜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 실기 위주의 과정이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유독 학벌주의가 심해진 이유가 있을까요?

첫째로 지적하는 것은 유교 문화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 과거시험이란 제도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한국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사람을 뽑을 때는 무조건 시험을 봐야 했고, 이가 과거에는 과거시험. 현재에는 수능이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둘째로는 유럽 사회가 근대화되며 농촌 사회 무너졌습니다. 이때 길드 등장하는데 현재 노동조합이 되고 정당이 되고 시민단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급진적으로 발전해서 이를 대신할 대안적인 공동체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가 지역중심(향우회), 학벌조직으로 정리 되었습니다. 보통 학벌을 보면 OO대 선배가 끌어주고 OO대 후배가 따라옵니다. 사회가 협력을 하며 사는 것은 맞습니다. 노동 조합이라 하면 노동을 하며 발생하는 임금, 환경, 부당한 대우 같은 문제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 갖는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단체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단체가 지역 사람들을 끌어오고, 대학 선후배를 끌고 오는 등 불공평한 모습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Q. 학벌이 없으면 사회가 평등해질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확실히 많이 나아지기는 할 것입니다. 독일이나 유럽권 대학들은 정부 기관에서 통합하여 일정 이상 자격 고사를 통과하면 어떤 대학이든 갈 수 있게끔 만드는 시스템이 자리잡혀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한국 사회에 만들어지면 대학은 청년사회에서의 학벌 신분제도에 대한 생각. ‘내가 지방에 있기 때문에 나는 무엇도 할 수 없다 밴드도 할 수 없고, 정치도 할 수 없고..’ 하는 생각은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학벌이 없어지면 학교에서는 뭘 중점적으로 가르칠까요?

교육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주는게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직업 교육을 주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직업 교육도 중요하지만 국가, 학교는 학생들 스스로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많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인간이 협력하며 살아야 하는가.’ ‘왜 인간이 국가라는 공동체를 이뤄 협력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을 시행해야 하는 건데 이를 강제적으로 교과서로 가르치고 있는게 지금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한 활동들과 다양한 갈등들을 학교에서 경험하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그 결과로서 협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정했을 때 비로소 민주 시민이 양성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

학생운동이 저물어 가는 시기가 2000년대였고 2010년대에는 소멸의 기간이였습니다. 2020년대에는 반전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학생회 형태는 아닐 수도 있지만, 학벌철폐에 대한 대의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있습니다. 학벌 중심 사회가 비효율적이고 사람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2020년대에는 학벌철폐가 주요한 운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황법량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대학교 학생회 활동가이고, 현재도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의 모임 활동가들과 알던 사이였으나 본격적으로 학벌에 관심을 가지게 된 때는 2017년 전후로 해서 박근혜 정권이 끝이 나며 앞으로 학생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학생회가 생각했어야 하는 일인데, 본격적으로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고요. 큰 하나의 역사적인 상황이 끝났고, 학생회란 것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대학을 개혁하는 일.’ 특히 대학 개혁의 핵심이라 하면 제가 당시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판단하고 있는 것은 학벌 서열을 철폐하는 것. 이것이 본질적인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운동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Q.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의 모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단체입니다. 광주의 학벌 문제 뿐만 아니라 교육문제 전반에 대해 문제 제기 해왔습니다. 학벌이 우리 삶에 굉장히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떻게 완화해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돌파구를 찾은 것이 광주 사립학교의 비리 문제나 교육청의 잘못된 관행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로는 특정한 학교 합격게시물에 대한 기준을 세웠습니다. 보통 학원이나 학교에서 ‘OO대학에 합격했다’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가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서 이것이 ‘학벌주의와 학력에 따른 차별을 조장한다.’라는 기준이 행정당국에서 세워졌습니다. 지금도 전국 어디서든 그런 현수막을 신고하면 구청에서 수거해갑니다. 물론 아직도 현수막을 내거는 곳이 많지만, 천천히 바뀌어 갈 것이라 믿습니다.

둘째로는 고교 기숙사 관련한 일입니다. 일반 학교 기숙사는 성적이 좋은 학생을 위주로 특수한 입시반을 만드는 성격이 있습니다. 원래 기숙사의 목적은 통학 거리가 먼 학생들에게 복지로써 제공되어야하는 것인데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지원 자체를 할 수 없게 한 것은 ‘평등권 침해다’라는 입장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작년 말에 결과가 나왔는데, ‘기숙사 입사생 선발기준을 성적으로만 정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가 맞다. 또 기숙사의 원래 취지를 살펴보면 통학 거리가 먼 학생이나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 위주로 운영되어야 한다.’라는 권고를 내렸거든요. 물론 권고 대상은 광주의 일부 사립학교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이것 자체가 행정당국에서 나온 기준이니 전국적으로 확산 될 수 있는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학벌이 없어져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저는 역설적이게도 능력주의가 한국에서 구현되려면 학벌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가 하니 능력이라는 것을 평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상황마다 다릅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이를 너무 쉽게 판단하려 합니다. 토익으로 판단하고, 수능 한 번으로 판단하려 하고.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 시장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 하려면 인재가 필요한 자리에 배치가 되기 위해 합리적인 평가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런 식의 비합리적인 평가 시스템이 있어서는 ‘한국 사회가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다.’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한국 사회가 학벌이라는 것에서 멈춰서 생각하다 보니 ‘학벌이 없으면 무엇으로 사람을 평가하는가.’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학벌이 없어진다면 필요한 위치에 필요한 인재가 적소적재로 배치될 것입니다.

 

Q. 기업에서 학벌을 보지 않고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학벌이 없어지면 오히려 더 살벌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학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경쟁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는 공부를 잘하니까 공부로 판단하자고 계속 주장하는거죠.’ 예를 들어 경영 지원 업무에 특화된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 경쟁한다면 누가 될 것인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능력에 특화된 사람이, 그야말로 그와 비슷한 인턴 일만 몇 년씩 해왔던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구체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험은 많이 줄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직무와 관련해 진짜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 실기 위주의 과정이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유독 학벌주의가 심해진 이유가 있을까요?

첫째로 지적하는 것은 유교 문화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 과거시험이란 제도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한국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사람을 뽑을 때는 무조건 시험을 봐야 했고, 이가 과거에는 과거시험. 현재에는 수능이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둘째로는 유럽 사회가 근대화되며 농촌 사회 무너졌습니다. 이때 길드 등장하는데 현재 노동조합이 되고 정당이 되고 시민단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급진적으로 발전해서 이를 대신할 대안적인 공동체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가 지역중심(향우회), 학벌조직으로 정리 되었습니다. 보통 학벌을 보면 OO대 선배가 끌어주고 OO대 후배가 따라옵니다. 사회가 협력을 하며 사는 것은 맞습니다. 노동 조합이라 하면 노동을 하며 발생하는 임금, 환경, 부당한 대우 같은 문제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 갖는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단체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단체가 지역 사람들을 끌어오고, 대학 선후배를 끌고 오는 등 불공평한 모습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Q. 학벌이 없으면 사회가 평등해질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확실히 많이 나아지기는 할 것입니다. 독일이나 유럽권 대학들은 정부 기관에서 통합하여 일정 이상 자격 고사를 통과하면 어떤 대학이든 갈 수 있게끔 만드는 시스템이 자리잡혀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한국 사회에 만들어지면 대학은 청년사회에서의 학벌 신분제도에 대한 생각. ‘내가 지방에 있기 때문에 나는 무엇도 할 수 없다 밴드도 할 수 없고, 정치도 할 수 없고..’ 하는 생각은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학벌이 없어지면 학교에서는 뭘 중점적으로 가르칠까요?

교육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주는게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직업 교육을 주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직업 교육도 중요하지만 국가, 학교는 학생들 스스로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많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인간이 협력하며 살아야 하는가.’ ‘왜 인간이 국가라는 공동체를 이뤄 협력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을 시행해야 하는 건데 이를 강제적으로 교과서로 가르치고 있는게 지금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한 활동들과 다양한 갈등들을 학교에서 경험하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그 결과로서 협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정했을 때 비로소 민주 시민이 양성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

학생운동이 저물어 가는 시기가 2000년대였고 2010년대에는 소멸의 기간이였습니다. 2020년대에는 반전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학생회 형태는 아닐 수도 있지만, 학벌철폐에 대한 대의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있습니다. 학벌 중심 사회가 비효율적이고 사람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2020년대에는 학벌철폐가 주요한 운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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