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는게 제일 좋아

놀이 중심 교육 과정은 '방임', '방치'가 아니다.

“선생님 언제 놀아요?” 유아들이 흔히 보이는 반응이다. 놀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의 놀이는 ‘여러 사람이 모여 즐겁게 노는 일.’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아이에게 있어 놀이란 본능이고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배우며 성장해나간다.

 

심리학자 피아제는 “유아의 놀이 경험은 인지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성장단계에 따라 변화하는 놀이는 정서, 사회성, 인지능력 발달에 영향을 준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행동을 통제한다. 더불어 사회성을 배운다. 유아에게 있어 놀이의 가치를 분명히 알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놀이 지원의 방법으로 누리과정이 개정되어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대두되었다. 사실 놀이 중심 교육과정을 이전부터 실천하고 있던 기관이 없던 것은 아니다. 자유 선택 활동이라는 이름 아래 유아들의 자유 놀이가 지원되어 왔다.

교사 중심의 교육과정, 보여주기 식의 교육이 일부 진행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이는 어른이 구성한 놀이 영역 안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찾을 때까지 진행하는 것이 아닌 제한된 가짜놀이를 하는 것이다.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주 목적은 시간과 장소의 틀을 넘어 유아가 주도하는 진짜 놀이를 하자는 것이다.

 

유아교육 과정이 놀이 중심으로 변경되면서 교사 역할은 크게 바뀌었다. 정해진 1년의 교육과정이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찾는 교육과정을 만들고 이끌어야 한다. 즉 교사가 주도하는 교육에서 유아가 하고 싶은 놀이를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놀이 중심, 유아 중심이라는 것이 ‘방치’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유아가 놀이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발견할 수 있음을 믿어주는 것이다. 재미, 몰입, 주도성, 상상력, 자발성 등이 교육과정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발견, 흥미를 유아 혼자서는 해내기 어렵다. 교육적 목적이 담긴 학습이 놀이라는 명목으로 거부감 없이 즐거움 속에 숨겨진 의도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가지는 교육적 의미가 아닐까.

 

한국개발연구원은 ‘놀이 중심 교육과정 실행과 유아 역량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에 따르면, 4세 반 유아들이 놀이 중심 교육과정 수업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몰입감은 교육과정 실행 전에 비해 수업 종료 직후 28.5% 상승했다. 행복감과 몰입감의 상승은 4개월이 지난 후에도 10.6%로 잔류했다.

 

평균치의 문제행동과 자기조절을 보인 3세 유아 등은 수업 종료 직후 외현적 문제행동 점수 21.6%, 내재적 문제행동 점수 35%가 하락했다. 자기조절 점수는 9.3% 향상되었다. 이처럼 놀이중심 교육과정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교육과정 변화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학부모들도 있다. “공부를 안 하고 놀리는 건 아닌가, 한글과 영어, 수학을 배우려면 국가 수준의 교육을 안 하는 유치원을 보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아 교육의 본질은 놀이이다. 교육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놀이라는 아이들이 먹기 좋은 모양과 맛으로 교육을 담는 것이다.

 

놀이 중심 교육은 ‘방임’으로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 잘 노는 아이는 신체를 조절하는 법을 익히고 정도를 조절한다. 그 속에서 지식을 넓히고 습득한다.

 

‘노는 게 제일 좋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뽀로로’가 하는 말이다. 이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의 시선에 맞춘 정형화된 놀이가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느낄 수 있는 방향 속에 교육을 가미하는 효과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찾는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확실한 의미 확립과 방치, 방임이라는 잘못된 인식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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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기자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보도제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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